이 글은 마태 5,4 말씀을 중심으로 정리한 사별의 슬픔이 너무 클 때 읽는 천주교 묵상입니다. 애도에는 정해진 속도나 올바른 모양이 없습니다. 이 글은 슬픔을 빨리 끝내게 하거나 상담과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식사와 수면이 오랫동안 무너지거나 일상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면 주변 사람과 의료·상담 전문가에게 도움을…
이 글은 마태 5,4 말씀을 중심으로 정리한 사별의 슬픔이 너무 클 때 읽는 천주교 묵상입니다.
애도에는 정해진 속도나 올바른 모양이 없습니다. 이 글은 슬픔을 빨리 끝내게 하거나 상담과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식사와 수면이 오랫동안 무너지거나 일상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면 주변 사람과 의료·상담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십시오.
이런 분께 도움이 됩니다
-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뒤 현실감이 없고 눈물이 계속 나는 분
- 시간이 지났는데도 슬퍼하는 자신을 탓하거나 주변의 재촉에 지친 분
- 고인을 기억하면서 신앙 안에서 하루를 견딜 위로를 찾는 분
오늘의 성경 말씀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 마태 5,4
사별의 슬픔이 너무 클 때
사별 뒤에는 슬픔만 오는 것이 아닙니다. 믿기지 않는 느낌, 분노, 죄책감, 안도감, 무감각함이 번갈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장례를 마치는 동안에는 해야 할 일에 집중하다가 시간이 지난 뒤 갑자기 슬픔이 커지기도 합니다. 기일이나 생일, 익숙한 장소와 음식이 기억을 다시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슬퍼하는 사람을 꾸짖거나 믿음이 부족하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참행복의 말씀은 슬픔을 제거한 사람만 행복하다고 하지 않습니다. 슬퍼하는 바로 그 사람이 하느님의 위로에서 제외되지 않는다고 선언합니다.
“위로를 받을 것이다”라는 약속을 곧 눈물이 멈추거나 상실 이전의 생활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좁히지 마십시오. 위로는 고인을 잊게 만드는 힘이 아닙니다. 함께 울어 주는 사람, 식사를 챙겨 주는 손길, 고인의 이름을 편안히 말할 수 있는 자리, 성사와 공동체, 상담과 치료를 통해 조금씩 다가올 수 있습니다.
슬픔을 믿음으로 재촉하지 않기
사별한 사람에게 “이제 그만 울어야 한다”, “하느님 뜻이니 받아들여야 한다”, “천국에 갔으니 슬퍼하지 말라”고 말하면 마음이 더 고립될 수 있습니다. 신앙은 애도를 생략하라는 명령이 아닙니다. 예수님도 라자로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오늘 기도가 나오지 않는다면 침묵해도 됩니다. 화가 나거나 아무 감정이 없어도 그 상태를 주님께 숨길 필요가 없습니다. “주님, 너무 보고 싶습니다”, “오늘은 믿기 어렵습니다”, “제 곁에 머물러 주십시오”라는 짧은 한 문장도 충분한 기도가 됩니다.
죄책감이 찾아올 때에는 사실과 상상을 구분해 보십시오. 더 잘해 주지 못했다는 후회, 마지막 순간에 곁에 없었다는 아픔,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달라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책임져야 할 사실이 있는지 믿을 만한 사람이나 전문가와 차분히 살피되, 당시 알지 못했던 모든 결과까지 현재의 나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애도 중에는 몸을 돌보는 일도 중요합니다. 물을 마시고 작은 식사를 하며, 잠들기 어렵다면 의료진과 상의하십시오. 중요한 계약이나 큰 결정을 급히 내려야 하지 않는다면 잠시 미루는 것도 괜찮습니다. 혼자 집에 있기 어려운 날에는 먼저 연락할 사람을 정해 두십시오.
사별의 슬픔이 너무 클 때 고인과의 관계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기억됩니다. 사진을 한 장 골라 추억을 적고, 고인이 내 삶에 남긴 좋은 것을 한 문장으로 기록할 수 있습니다. 위령 미사를 봉헌하거나 고인을 기억하며 작은 선행을 하는 것도 사랑을 억누르지 않고 이어 가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작은 실천
오늘 감당할 수 있는 한 가지만 선택하십시오.
-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기억하고 싶은 장면 하나를 적습니다.
- 식사나 산책을 함께할 사람 한 명에게 먼저 연락합니다.
- 미사와 기도, 상담 가운데 지금 필요한 도움 하나를 예약합니다.
- 주변의 말이 버거울 때 “지금은 조언보다 제 이야기를 들어 주세요”라고 요청합니다.
눈물이 나지 않거나 평소처럼 웃었다고 사랑이 부족한 것도 아닙니다. 애도는 사람마다 다르게 움직이며, 잠시 편안한 순간을 느끼는 것은 고인을 배신하는 일이 아닙니다.
묵상을 더 깊게 읽는 방법
마태 5,1-12의 참행복을 천천히 읽어 보십시오. 예수님께서 위로가 필요한 사람을 하늘 나라 밖으로 밀어내지 않으신다는 사실에 머뭅니다. 고인을 위한 기도 한 문장과 오늘 살아 있는 나에게 필요한 돌봄 한 가지를 나란히 적어 보십시오.
마침기도
슬퍼하는 이를 위로하시는 주님,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제 빈자리를 아시는 당신께
오늘의 눈물과 그리움과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맡깁니다.
슬픔을 서둘러 끝내거나 믿음으로 감추지 않게 하시고,
울어야 할 때 울고 쉴 때 쉴 수 있게 하소서.
고인을 사랑했던 기억을 감사히 품게 하시며,
죄책감과 외로움이 너무 무거울 때
공동체와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할 용기를 주소서.
떠난 이를 당신 자비 안에 받아 주시고,
남은 제가 오늘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게 하소서.
아멘.
이전글과 다음글
이전글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멈추기 어려울 때 드리는 기도
도움이 필요할 때
사별 뒤 극심한 고통이 오래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면 애도 상담, 정신건강의학과,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도움을 이용하십시오.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해하거나 죽고 싶은 생각이 들 때는 24시간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 즉시 연락하고, 즉각적인 위험에는 112 또는 119의 도움을 요청하십시오.
함께 읽을 묵상
마음치유 묵상 모음에서 상실과 외로움에 관한 글을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이 지친 날에는 지친 마음 말씀 묵상도 함께 읽어 보세요.
